기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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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수 자작시(황옥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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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수 ....시황옥례(49회).제작노순희,조애경.
수봉산 정상에 오르면
팔미도가 물안개 속에 잠겨
파란 바닷물 비단처럼 나부끼어
군함들 한 점 부초 같고
영산홍 꽃빛보다 더 붉은 저녁 노을
황홀경에 들게 하던 곳 이젠 수봉공원이라네.
기적소리 쉴새없이 들리는 곳
논옆 개울가 밭
옥수수잎새 실바람에 춤추었지
기찻길 옆 채마밭
호박꽃 흐드러지게 피고 지고
장다리꽃에 앉은 나비 잡으러
까치걸음을 걸었던 곳.
소낙비개인 오후
갯가 산 기슭에 쌍무지게 뜨면
동네 아이들과 무지게 쫒아 달음질 했었지
달 밝은 여름밤 아버지는 모닥불 피우고
배추밭에 옷을 널어 이슬맞히며
어머니와 평상위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다리미질 하던 곳.
가을이면 기러기떼
그림문자로 떠가고
이따금 솔개가 닭을 낚아 채어
하늘 높이 치솟던 곳.
개구쟁이 남동생들
맨발의 젖은 바지 입고
붕어 미꾸라지 올챙이
고무신 가득담아 양손에 들고
계면쩍게 웃으며 오던 곳.
방학 때면
기찻길따라 친구들이
나를 찿어 오던 곳.
삼십여 년 시간 웅크렸더니
보고 싶은 얼굴들 간데 없고
수봉산, 집 뒤로 휘돌아 나가던 실개천
찿을 길 없어라
앞 ,뒤을 돌아 보아도 아파트
낯선 이국에 온듯 낯설기만 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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