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여성 아나운서 이옥경(李玉景)

 이옥경은 일본인 학생들만 받아들이던 인천고녀에 1916년 입학한 첫 조선인 학생이었다. 그는 대단히 총명하여 재학 기간 내내 최우수 성적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운동 자수 등 과외활동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렇게 5년간의 학창시절을 보낸 후 1921년 3월 제8회 졸업생으로 모교의 교문을 나섰다. 졸업 후 일본 도쿄로 유학을 떠난 이옥경은 의과대학 재학 중 결혼하는 바람에 의사의 꿈을 접어야 했다.

 1926년 11월 30일 개국한 경성방송국(J.O.D.K, KBS의 전신)은 이듬해 1월 조선인 아나운서 2명을 채용했는데 이옥경이 그 중 한 명이었다. 일어와 한국어에 유창한 여자 아나운서가 절실했던 방송국에 채용된 최초의 아나운서였던 것이다. 라디오 아나운서는 목소리만 들릴 뿐 얼굴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신비의 대상이었다.

 우리나라 여성 패션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1957년 최초로 패션쇼를 개최하였으며, 기성복을 개발하는 등 여성복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노라노(본명은 노명자)는 이옥경의 차녀이다.

 망국의 한을 품고 만주로 망명했던 부친 이학인은 사학의 설립자이며 교사로 일선에서 헌신한 교육 구국운동의 선각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