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이' 이봉주(삼성전자)가 6년만에 다시 우승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한물 갔다는 주위의 평가를 보란듯이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봉주가 일요일(18일) 오전 서울 광화문을 출발, 잠실주경기장으로 들어오는 코스에서 벌어진 2007 서울 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8분04초의 기록으로 1위로 골인했다. 

이로써 이봉주는 지난 2001년 4월 보스턴 마라톤 우승 이후 6년만에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막판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로 2시간6분대의 기록으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케냐의 키루이(2시간8분29초)를 따돌렸다. 

이봉주는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계속된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희망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봉주의 이전 마라톤 우승은 2002년 10월 부산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2004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자신이 마지막으로 기록한 2시간 10분내 기록을 국내 선수로는 3년만에 다시 기록했다. 이날 완주로 이봉주는 생애 35번째 마라톤 풀코스 도전에서 성공했다. 

이봉주의 이날 레이스는 지구력의 승리했다. 38세의 이봉주는 자기 보다 10세 아래의 신인 키루이를 끝까지 추격한 끝에 따라 잡았다. 

이봉주는 35km 지점까지 키루이 등과 선두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스피드를 앞세운 키루이가 먼저 치고 나갔다. 키루이는 이봉주를 의식한 듯 뒤를 보면서 40km지점까지 선두를 달렸다. 지구력에서 세계 최강인 이봉주는 뒤로 처지지 않았고 힘이 빠진 키루이를 40.65km에서 따돌리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골인했다. 이봉주의 지구력이 마라톤 완주 4회에 그친 신인 키루이의 스피드를 제압한 것이다. 

이봉주는 "3개월간 전지훈련을 하며 준비해왔다. 하프마라톤을 하며 페이스를 조절과 컨디션을 점검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체력 걱정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스피드보다는 지구력은 어느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자신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