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기본적인 우리나라 말과 글의 어문 규정을 제대로 몰라서 난감한 경우가 있다. 내부결재에서 틀리는 것은 사무실 내부에서만 창피하면 될 일이지만 외부로 공개되는 자료에서 틀리는 경우는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워낙 틀리는 사람이 많아 틀리는 것이 오히려 당연시되는 이상한 경지에까지 이르렀지만,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경우 제법 심각한 상황까지도 다다를 수 있다.
보고서를 쓰고 있는 대학생 조카에게 “야, 그거... ‘비젼’이 아니라 ‘비전’이라 써야 되는 것 같은데?” 라고 말해 주는 수준까지는 못 가더라도
 옆집의 초등학생 아이에게 “어, 그거... ‘꽃 처럼’은 띄어 쓰면 안 되고 붙여서 써야 되는데..”라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

 

 현재 우리 나라 어문 규정은 교육인적자원부가 관리하지 않고 문화관광부가 관장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 두어야 할 것이다. 문화관광부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어문 규정이 “교육을 시키는” 차원을 떠나서 전 국민이 “반드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문화관광부 소속의 “국립국어원”에서 이 업무를 맡고 있다.

 

 어문규정은 크게 나누어 다음의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 한글 맞춤법
- 표준어 규정(표준 발음법 포함)
- 외래어 표기법
-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우리가 가장 자주 틀리는 것들을 중심으로 간단히 소개해 보기로 한다.

 

(1) 한글 맞춤법
 일단 제일 잘 틀리는 부분이 띄어쓰기 부분이다. 원칙이라 해야 몇 가지도 안 되는데, 매일 틀리던 것을 또 틀리곤 한다.

 띄어쓰기의 가장 큰 원칙은 국어사전에 나올 것 같은 말은 붙여 쓰고, 그럴 것 같지 않은 것은 모두 띄어 쓰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다음의 몇 가지 원칙만 지켜 주면 된다.

 

□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 조사가 둘 이상 겹쳐지거나 어미 뒤에 조사가 와도 마찬가지이다.
 꽃이  꽃마저  꽃밖에  꽃에서부터  꽃으로만  꽃이나마  꽃처럼
 어디까지나  학교에서만이라도  집에서처럼  들어가기는커녕
 옵니다그려  “알았다.”라고  나가면서까지도

□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아는 것이 힘이다.               나도 할 수 있다.
 먹을 만큼 먹어라.               아는 이를 만났다.
 네가 뜻한 바를 알겠다.          그가 떠난 지가 오래다.

□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한 개 차 한 대 금 서 돈 소 한 마리
 옷 한 벌 열 살 조기 한 손 연필 한 자루
 버선 한 죽 집 한 채 신 두 켤레 북어 한 쾌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
 두시 삼십분 오초 제일과 삼학년
 육층 1446년 10월 9일 2대대
 16동 502호 제1실습실 80원
 10개 7미터

□ 수를 적을 적에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팔
 12억 3456만 7898

□ 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할 적에 쓰이는 다음의 말들은 띄어 쓴다.
 국장 겸 과장 열 내지 스물 청군 대 백군 
 책상, 걸상 등이 있다 이사장 및 이사들  사과, 배, 귤 등등
 사과, 배 등속 부산, 광주 등지

□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
 그때 그곳     좀더 큰것     이말 저말     한잎 두잎

□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
---(ㄱ을 원칙으로 하고, ㄴ을 허용함. / 그러니까 둘 다 맞다는 말이다)
     ㄱ                                  ㄴ
불이 꺼져 간다.  불이 꺼져간다.
내 힘으로 막아 낸다.  내 힘으로 막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