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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머리와 사랑니 2
  • 작성자 : 심현녀(56)
  • 작성일 : 2022-04-14
  • 조회 : 99
  • 첨부파일 :

검은머리 이외에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사랑니 없는 삶으로 인해

나는 또 하나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

사랑니는 1020대 철이 드는 나이에 나온다고 해서 wisdom teeth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치 첫사랑을 앓듯이 아프면서 나온다고 해서

사랑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럼 나에게 첫사랑이 없었을까

그럴 리가 없다.

어쨌든 전혀 쓸모없는 것 중의 하나가 사랑니라고 한다.

나올 때는 아프고 치아로서 제구실도 못 하다가 결국 빼버려야 한다.

그뿐이랴!

발치할 때는 얼마나 아픈지 그 고통을 네 번씩이나 겪어야 한다.

나는 그런 고통을 겪지 않고 지금도 나이에 비해

비교적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32개의 치아 중 28개만 있어서 처음에는 실망도 많이 했다.

6.25 전쟁 중에 태어나서 어머니로부터 제대로 영양공급을 못 받아

치아가 생기다가 멈춘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빠들이나 친구들이 문화인의 치아는 28라고 하는 

장난끼 섞인 말에 위로를 받기도 했다.

박물관에 전시된 원시인들의 두개골에 수없이 드러난 치아를 보면서

! 그렇구나 하면서 오히려 기분 좋아한 적도 있었다.

한창 성장기에 겪었던 일을 생각하며 그 시절의 엉뚱한 상상력이

또 한번 웃음을 자아낸다.

 

어쨌든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검은색의 숱 많은 곱슬머리 유전자와

사랑니 없음유전자를 물려받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여러 가지 삶의 불편함에서 자유를 누리며 사는

행복한 70대 여인이다.

언젠가는 나도 흰머리가 많아지고 치아가 부실해져 삶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

그것은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하자. 

오늘은 특별히 이런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두 분에 대한 행복한 그리움에 젖어본다.

                                                         20224월 벚꽃이 만발한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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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댓글 2

  • 홍정일(49)

    2022-04-14

  • 머리는 염색과 곱술머리라 파마를 안해 신경 쓰지 않아 좋고
    이는 건강한 치아라 치과에 가지 않아 좋고
    복이 많으시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심현녀(56)

    2022-04-24

  • 선배님~
    독자의 부러움을 사기위해 글을 쓴 것을 아니니
    저를 부러워 하지 마세요.ㅎㅎ
    소재를 찾다보니 이런 엉뚱한 상상력이 나오네요.

    세상은 참 공평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위장이 약해서 마음대로 먹지를 못한답니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열성유전인자~
    물론 제가 관리를 못한점도 있지요.

    그냥 생긴대로 감사하며 노력하면서 살면 족하지요.
    선배님의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성실하심
    제가 닮고 싶은 것 중의 하나랍니다.
    글로써 서로 소통할 수 있어 감사하며.
    하고 싶은 것 맘껏 누리면서 지내시길 빕니다.

    봄날이 떠나기 전 뵐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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