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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삼덩굴을 아시나요?
한삼덩굴은 삼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로 원줄기와 잎자루에 거칠게 잔가시가 나있다.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5개로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나있으며 생태계를 해치는 대표적인 외래식물이다. 한방에서는 율초라고도 하며 신장질환, 고혈압,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다고 하나 나는 별로 믿지 싶지 않다.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환경 위해(危害)식물로 분류되어있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이 한삼덩굴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한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천마산에서 발원하는 호만천이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 따라 양옆에는 잘 정돈된 산책길이 나 있다. 개울가에는 각종 토종식물들(꽃창포, 갈대, 고마리, 여뀌, 물봉선, 금계국, 버드나무 등)이 자라고, 철따라 꽃도 피어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요즘에는 연한 핑크빛 별사탕을 뿌려 놓은 듯 앙증맞은 고마리꽃이 한창이다. 맑은 물에는 송사리 떼가 노닐고 어른 손가락만한 산천어들이 왔다갔다 하며 아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갈대숲에 둥지를 튼 오리가족들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잠시 발길을 멈추고 행복감에 젖게 한다.
이 평화로운 호만천에 언제부터인지 한삼덩굴, 단풍돼지풀, 칡덩굴 등 생태교란식물들이 번식하고 있다. 산책하는 사람들 중에 호만천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 역시 지난여름까지도 그랬다. 그런데 어느날 호만천의 명물 노랑꽃창포를 감싸고 자라는 덩굴이 눈에 보였다. 알아보니 한삼덩굴이었다. 불과 며칠 만에 꽃창포는 그 덩굴에 덮여 보이지 않고 그 속에서 시들어 가고 있었다. 꽃창포 뿐만 아니라 다른 토종식물도 이 덩굴만 만나면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자취를 감춘다. 덩굴 잎사귀와 줄기에 난 가시는 함부로 만져 제거할 수도 없다. 번식력도 대단하다. 비온 뒤에는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길게 자라있는 것을 본다. 나는 꽃가위로 그 덩굴을 제거해 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시들어가는 꽃창포를 만났다. 이제 막 씨를 맺고 있는 씨방들이 답답한 듯 한숨을 토해낸다. “고맙습니다”라고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 집 가까이에 살고 있는 버드나무 서너 그루에도 한삼덩굴이 기세 좋게 휘감아 올라가고 있다. 나는 나무 밑에서부터 그 녀석을 싹둑싹둑 잘라서 걷어냈다. 버드나무는 이미 줄기가 시들어 가고 있었지만 곧 그 늘어진 파란 잎을 다시 볼 수 있으리라.
호만천의 골칫거리 단풍잎 돼지풀도 1-2m 높이로 신나게 자라고 있다. 그 밑에서 아담하고 예쁘게 자라는 토종식물들은 그 그늘 속에서 서서히 시들어 간다. 내 손길이 닿는 한 꽃가위로 싹둑 잘라버린다. 이미 큰 나무처럼 자라버린 돼지풀은 꽃가위로는 불가하다. 천상 내년 봄을 기다려야겠다. 그때는 떡잎부터 없애리라. 뜻을 같이하는 봉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취미삼아 서로 돕고 나누며 호만천을 가꾸고 싶다.
요즈음 천마산 임도를 산책하면서 가끔 미국산 자리공을 만난다. 이미 어른 키 만큼 자란 자리공과 포도송이를 닮은 그 열매, 그것도 내 적수가 된다. 만날 때마다 걸음을 멈추고 그 독초를 잘라버린다. 포도송이 같은 열매는 독약(모기약 등)을 제조하는데 쓴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제거대상 위해식물일 뿐이다.
우리 동네 곳곳에 자생하고 있는 토종식물들이 어느 날 나에게 다가와 구조요청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기꺼이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로 했다. 산책할 때마다 내 가방 속에는 꽃가위와 장갑이 들어있다. 필요할 때 꺼내서 이 골칫거리들을 제거해야하기 때문이다. 지구촌 위기의 시대, 생태계를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해야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이렇게라도 동참하게 되어 감사할 뿐이다.
2021년 10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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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댓글 4 개
홍정일(49)
2021-10-24
홈 클로버쉼터방에 들어와 보니 글이 올려져 있어서 반가웠어요.
같은 남양주에 살면서 그곳은 천마산에서 이어지는 호만천이 흐르고
이곳에는 오남호수에서 이어지는 오남천이 흐르고 있네요.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스러움 속에서 마음을 달랠 곳이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후배님이 올려주신 호만천 주변에서 서식하는 식물들 중 금계국이 오남천에
뚝에 만발을 했었지요.칡덩굴도 주변에 있는 나무들을 타고 올라가 나무들을 못살게 했지요.
많은 꽃을 봤는데 꽃이름을 몰라서 검색을 해 봐야 겠어요.
꽃창포 와 갈대는 이 곳에는 없어요.봉선사 연못에서 는 봤는데 ~
서식하는 흙의 조건이 맞지가 않은 것 같아요.
잘 모르겠지만.공부를 해 봐야 겠어요.
후배님! 고맙고 수고하셨습니다^^
둘레길을 걸을때마다 새롭게 만나는 곤충들과 쑥쑥자라나는 모습에서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식물등을 관찰하듯이 보면서 걷는 것도
나에게는 힐링이 되는 좋은 장소라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이 길을 걷습니다.
백로는 거의 한,두마리씩은 날아 들고 ~ 까치 와 참새때가 짹짹 시끄럽지요.
어느분의 따뜻한 손길인지 들고양이 집도 있어요.
모든 생명체가 살아 숨쉬는 곳.
둘레길에 난간이 둘려져 있어서 들어가지 못해
백로사진을 담을 때는 가까이 가지 못해 백로가 작게 보여
좀 아쉽지요.
칡덩굴이 무궁화꽃이 예쁘게 피어오르고 있는데 휘감고 올라가
꽃을 제대로 못보고 말았어요. 지금은 오남천 일대를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제초기로 모두 정리를 해버려 벌거숭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내년 봄을 기다려 보아야 겠어요.또 어떤 인연들을 만날지.....
위에 올린 사진이 한삼덩굴이라는 것을 오늘에야 알았네요.
이곳에서도 극성을 부렸답니다.
늘 건강하시고 계속해서 올려 주세요.
저 외롭지 않게요 ㅋ
기다리 겠습니다^^
심현녀(56)
2021-10-31
대글이 또 하나의 문학작품 같아요.
세세한 배려와 표현력, 감탄이예요.
한삼덩굴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즈음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 심심했는데
생태교란 식물, 위해식물 등에 관심을 갖다보니
이런 수필 아닌 수필을 쓰게 되었어요.
이글을 읽고 어떤 생각들을 할까 궁금했는데
선배님의 대글에 용기가 생겨요.
기회되면 내년 봄에 오남천 견학가고 싶어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날마다 좋은 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위 사진은 호만천에서
고마리꽃 향기 마시며
오수를 즐기는 오리 모습~ㅎ
홍정일(49)
2021-11-01
사진 너무 예쁘게 잘 담아 올려 주셨네요.
앞으로 천마산에 관한 동식물의 생태계 많이 올려 주세요.
여기 오남천은 난간으로 둘러져 있어서 가까이 들어가지를 못해
확대를 하여 사진을 담아도 작게 나와 조금 아쉬워요.
제가 위에 올린 사진이 고마리꽃인지 궁금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심현녀(56)
2021-11-03
비슷한 사진 올렸어요.
변종이 많은가봐요. 꽃 모양은 비슷한데.
호만천에 사는 것은 위 사진~
전문가가 아니어서
여기까지만 선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