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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it now !^^
  • 작성자 : 정영희(56)
  • 작성일 : 2019-11-04
  • 조회 : 96

바람을 쏘이고 싶을 때 가끔 인사동엘 간다

지하철로 한 번에 닿을 수 있는 교통의 편리함도 거드는데

그 동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미술적 요소들이 유혹하기 때문이다

물건을 사러 가는 것이 아니니 느긋하게 동네 초입부터 곳곳에 눈을 주며 간다  

전시장에 들러 장인의 내공이 느껴지는 도자기나 정교한 수공예품을 만날 때면

나는 왜 한 우물을 파지 못했을까, 잠시 부질없는 자책이 들기도 한다

생각보다 값이 높게 매겨진 어떤 작품 앞에서는

'흠~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는데' 하는 치기가 올라올 때도 있다

 

외국인 악사의 길거리 연주나 젊은이들의 풋풋한 몸짓도 볼거리이다

골목 가게에선 골동품을 둘러 보고 갤러리에 들러 다양한 작품을 실컷 감상하다  

방바닥이 땃땃한 찻집에서 등을 기대고 앉아 마시는 대추차는 휴식이다

눈을 통한 호사와 태 씻기는 혼자이든 여럿이든 상관없다


이런 취미 말고 내겐 오직 혼자 즐기는 버릇, 활자 중독(?)이 있다

광고지든 찢어진 신문이든 활자화된 것은 어디서나 무조건 읽어야 하는데 

심란할 때나 어떤 생각을 떨치고 싶을 때 읽기를 도피처로 삼아 생긴 현상이지 싶다       

지금은 컴퓨터 비디오 각종 영상물에 밀려 사라졌지만

팔십 년대 후반부터 구십 년대엔 도서 대여점, 이동 도서, 마을 도서관이 성황이었다   

아무리 두껍고 비싼 신간이라도 천원이면 삼박사일 또는 일주일을 빌릴 수가 있었다

반납하러 가서는 으레  다른 신간을 빌려 오는 대출 릴레이가 지속되면서 습관이 된듯 하다

재미가 있으면 밤을 새우기도 했으니 늦바람이 났던 것이다  

놓치기 아쉬운 구절과 후기를 담은 독서 노트가 늘어갈수록 즐거움도 커갔다 

좋아하는 詩 외에 더큐멘터리나 종교에 대하여 좀 깊게 알게된 것은 큰 소득이라 하겠다  

물이 빠져나가도 콩나물이 자라듯 조금씩 정신에 탄력이 붙는 느낌은 희열이었는데

글쓰기에 대한 괜한 욕심으로 이어졌다

하여 모 사보에 기고도 하고 백일장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작은 성취감도 맛보았다


여행을 다녀와 쓰는 시나 수필은 지금도 일상의 더없는 활력소이다

잡기로 일컬어지는 것도 일종의 중독 현상인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공유할 수 있으며 자기 삶에 물기를 더할 때는 취미라는 이름으로 대우를 받는다

 

독서는 누구에게나 취미 이전에 모든 공부의 기초인 것은  다 아는 바이다

인문학적 소양은 대인관계나 일의 가성비를 높이는 기본적 필수 항목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책 속에 난 길을 걸으며 세상의 이치를 배우는 낙에 깊이 빠져 있을 즈음 문제가 생겼다

갑자기 글자가 흔들리고 뭉개지는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일시적이겠지 하는 생각은 바람일 뿐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몹시 당황스러웠다

심한 안구 건조와 편두통을 방치한 결과였다

각종 검사 후 홍채에 구멍을 내는수술을 받았다, 아껴야 한단다

치료를 받으면서 앞으로 무슨 낙으로 살까 무료함과 서글픔에 심란할 때

한 단어가 떠올랐다 '오디오 북?!'

금맥이라도 발견한 양 컴퓨터의 자판을 두드려 보았다

유투브를 통한 귀로 듣는 독서!

드라마로 각색되어 있거나 성우의 목소리에 얹힌 글은 없는 것보다야 나은 존재이나 

늦은 밤 정적 속에서 책장을 넘기는 맛은 아니었다

거기엔 밑줄을 긋거나 적어 두었다가 쓸 수 있는

*오마주의 즐거움도 없으니 말이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듯한 동네 도서관은 얼마나 근사한 복지공간인가 !

보고 읽는 즐거움, 지적 사치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눈체조와 맛사지를 한다   


서서히 소멸로 가는 몸의 곳곳을 상전으로 모시고

건강할 때 조심조심 철저히 관리해야겠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

지금, 아끼고 관리하자 ! ^^*

     

* 오마주[hommage] : 다른 작가나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특정 대사나 장면 등을 인용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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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댓글 2

  • 홍정일(49)

    2019-11-05

  • 정영희 후배님!

    인사동에 자주 가셨군요.
    저도 한때는 친구들과도 나 홀로 도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 인사동에 자주 가곤 했지요.
    모임이 있는 날엔 조금 일찍가서 사진을 담기도하구요.
    지금은 가고 싶어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어요.
    후배님의 글을 읽다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 오르네요.
    언제나 또 가보려나 ~
    젊음이 부럽습니다.어디던지 갈 수 있기에...

    이 나이가 되니 느는 것은 아품뿐.
    고생을 하지 않으려면 병을 키우지 말고 병원으로 가는 것이 상책
    항상 건강관리하시며 생활하시기를 두손 모으께요._()_

    편안한 밤 되세요^^
  • 정영희(56)

    2019-11-06

  • 선배님
    말씀대로 분류를 바꿨어요 ~^^

    그곳의 분위기가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
    화이불루 검이불치.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생각입니다 ㅎ

    예술이 상존하니 누가 마다하리이까 ...

    우리 민족의 손끝이 얼마나 매운지 놀라는 재미...
    조각보의 은은한 색감, 정교한 공예품들, 박영숙 窯의 백자, 방자 유기,앤틱가구, 골동품,
    인사아트 갤러리 ....
    마음을 씻고 휴식하기에 충분한 거기 ...
    서울 시민이 세금은 좀 더 내도 복있다 싶어요
    더하여 5대 궁, 올림픽 공원...ㅎㅎ

    관리 잘 하셔서 시내의 명소는 자주 들러도 좋은 곳이니
    나오셔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고운 걸음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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