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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라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 보다 낫다(1)
  • 작성자 : 유병옥(44)
  • 작성일 : 2019-08-05
  • 조회 : 465

2001년 38년간의 긴 교직생활을 마치고 몸과 마음이 자유롭게 되었다.
그동안 하고 싶는 일 보다 해야 하는 일을 우선으로 삼았다면
이제부터의 삶은 온전히 내가 마음 대로 계획 할 수 있다.
62세가 되어 배운 수영은 퇴직 이후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고
나에게 도전정신을 갖게 하는 동력도 되었다.

 

70세가 가까운 어느 날 집 근처 비어있던 작은 점포에 '중고 피아노'라고 쓴 간판이 눈에 뜨였다.
들여다 보니 안에서는 한참 개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내 마음 깊이 갈아 앉아 있던 피아노에 대해 맺혔던 '한'이 '부-웅'하고 떠오르는것이 아닌가?

 1950년대 고등학교 시절, 모교에서는 개교기념일이 되면 항상 강당에서 전교생을 모아놓고 예술제를 실시 하였다. 

연극, 무용, 음악등에 특기가 있는 학생들이 출연하여 그들의 재능을 뽐냈다.
내가 매년 개교기념 예술제를 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피아노를 연주하는 학생들 이였다.
지금도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 장ㅇㅇ, 최ㅇㅇ이다. 소문에 의하면 그들은 인천에서 손꼽히는 부잣집 딸들 이라고 했다.
그러나 보통의 가정에서는 피아노는 커녕 손풍금도 넘볼 수 없던 시절이다.
그러니 나의 피아노에 대한 열망은 당연히 접어야 했다. 그 간절했던 부러움이 어디에 숨어 있다가
50년이 지난 지금 고대로 되살아나는 것 일까? 나도 모르게 점포 문을 열고 들어 갔다.

    중고 피아노 몇대를 한쪽으로 밀어놓고 내부 공사을 하고 있던 주인에게 무조건 피아노 한대를 사겠다고 했다. 

내일 집으로 배달한 후 조율 해 주겠다고 한다. 내가 피아노를 샀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이없어 하는 남편에게는
'피아노 구입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고 통보 하는 것'이라고 하며 그의 다음 말을 막아 버렸다.
막상 피아노를 샀지만 배우려고 하니 막막했다. 이 나이에 유치원 학생들이 배우는 가장 기초단계인 바이엘 책을 들고

어디가서 배운단 말인가? 학원을 가기도, 선생님을 모시기도 창피하다. 생각 끝에 초등학교 4학년인 손녀딸에게 배우기로 했다.

   주말이면 거의 한 번씩 오는 그는 유치원 때 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배운 대로 어려운 부분은 반복 연습을 시키고 숙제도 내 주는등 야무지게 나를 가르쳤다.
바이엘 후반부에 들어가면서 부터는 딸이 피아노학원을 운영한다는 친구에게 부탁 해서 선생님을 소개받아
1주에 한번씨 집으로 오시게 했다. 힘들게 바이엘을 끝내고 체르니 30번을 치기 시작했다
그 때 부터는 동요나 쉬운 가곡도 함께 배웠는데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론도 어렵고 피아노 건반과 악보를 동시에 보아야 하는 실기는 더욱 어렵다.
왼손과 오른손의 악보를 동시에 보고 피아노 건반을 누르려니 손가락은 엉키고 눈은 허둥댄다.
역시 피아노는 어려서 배워야 하는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의욕이 점점 없어 졌다.
조금만 더 일찍 시작  할껄--- 하는 아쉬움을  안은채 피아노 배우기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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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댓글 9

  • 손세정(61)

    2019-08-05

  • 44기 유병옥 왕 왕언니~
    놀랍습니다.
    열정와 노력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녹미전에도
    출품 하시고
    일취월장 해지는
    그림도 익히 잘보고 있습니다.
    유선배님!
    짝!짝!짝!
    존경합니다.
    은발이 아름다우신
    유병옥 선배님~♡
  • 유병옥(44)

    2019-08-06

  • 항상 아름답고 상냥한 손세정 후배님!
    칭찬 해 주어 감사합니다.

    글이 길어서 그런지 한번에
    올라가지 않아 쩔쩔매다가
    박혜숙 후배님께.배워서
    1,2 둘로 나누어 올려 보았습니다.
    보잘것 없는 글
    읽어주시어 감사합니다.
  • 김계순(61)

    2019-08-07

  • 생각하고 계획한것을
    실천에 옮길수있는
    용기, 열정,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다시금 절실히 느끼는
    비오는 날 아침입니다.
    동문들께
    희망을 나눠주시는
    유병옥회장님
    건강 또한 으뜸으로
    챙기시기 바라겠습니다.
  • 노순희(53)

    2019-08-07

  • 유회장님
    조용하신 모습과는 정 반대로
    하고자 하시면 밀고나가시는
    그 열정에 힘찬 박수를 본냅니다
    언젠가 저의 새사진이 좋으시다며
    그려보시겠다고 하시더니
    사진보다 더 생생하게 그리신 작품을 보고
    감동 감동이었습니다

    피아노 얘기는 저도 있습니다
    젊은 시절엔 배우고 싶어도
    형편이 어려우니 피아노는 감히...
    결혼 후에 동네에 피아노 교습소가 있어
    저도 용기를 내어 등록을 하고 일주일쯤 다니다
    어찌나 어렵던지...머리가 지쯘지끈...
    결국 교습비만 날렸습니다

    사진을 즐기면서 때로는
    이런 저런 골치아픈 일들이...
    여기서 그만 멈추고...쉴까?
    이런 생각을 여러번 했었습니다

    하지만 유회장님의 글을 읽으면서
    더 노력하자 걸을 수 있다면
    멈추지 말고...즐기는 걸 우선으로 하자!
    봉사할 수 있음은 건강을 주심이니 감사하며...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봉희(56)

    2019-08-08

  • 시간은 많은것 같은데
    도전은 어렵고 두렵고 ,막상 시도하면 되는것 없고 ,눈도 나쁘고 ,귀도 어둡고 ,손도 더디고 ,
    그래서 ~~~~젊어서 자신있는것 다시 시도해 보는것이 좋은 방법중에 하나죠
    그러나 그래도 시도하고 노력하고 도전하자
    그래야 인천여고인이다
  • 박혜숙(61)

    2019-08-08

  • 유선배님 참 잘하셨습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답니다.
    저도 항상 배우고 있지요.
    작품활동 많이 하시어 종종 올려주세요^^
    선배님들 열정에 박수 보내드립니다.~~
    화이팅!!!
  • 유병옥(44)

    2019-08-08

  • 김계순 총무님!
    격려 해 주어 감사애요.
    힘이 많이 생겼어요.

    김 총무를 보면
    역시 동창회에서는 좋은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운 여름 건강하게 지내세요.
  • 유병옥(44)

    2019-08-08

  • 노 작가님!
    공감하고 격려해 주시어 감사합나다.

    노작가님 보면
    '아무리 취미라지만 저건 너무 함들다'
    라고 생각 합니다.
    작가님의 작품은 고대로 동창회 역사의 기록입니다.
    정말 귀한 봉사를 하고 계십니다.
    사진찍기는 모든 사람이 해 보고 싶어하는
    취미생활이지만 노작가님 만큼 봉사하기는 어렵자요.
    항상 감동, 감사합니다.
  • 유보희(57)

    2019-08-10

  • 유병옥 선배님,
    손녀딸을 교사로 두시고
    피아노 배우기를 시작하셔서
    동요와 가곡을 연주하시는 수준이시면 성공이십니다.
    .
    피아노를 치시며 노래 부르시는 모습에
    스스로 감동하시고 행복하셨지요.

    늦게하도 얼마나 잘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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